✨ 오늘의 사연자
- 닉네임 : 김아무개
- 나이 : 29세
- 음악 취향 : 클래식
- 현재 하는 일 : 중견기업을 다니고 있어요
- 하고 싶은 일 : 커피 배우기
- 인생 책 : 아몬드
- 나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 평범한 사람 그자체
👀 당신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 아무개 : 안녕하세요. 저는 29살 서울에 거주하는 아무개입니다. 사실 이렇게 제 마음을 털어놓는 게 쉽진 않지만 요즘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 그래도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 좀 정리가 될까 싶어 사연을 보내요.
요즘 느끼는 건 사랑이란 감정이 원래 이렇게 어려웠나 싶어요. 어릴 때는 그저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게 전부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랑이 단순한 감정만은 아니란 걸 이제야 조금씩 깨닫고 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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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결혼을 전제로 연애 중인데요. 요즘 연인과 나누는 대화 속에서 자꾸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연애 초반에는 몰랐지만 만남을 이어가다 보니 서로 표현 방식이 미묘하게 다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작은 오해들이 쌓이기 시작하고, 오해는 종종 다툼으로 번져요. 그럴 때마다 왜 이렇게 사소한 부분에서 자꾸 어긋나는 걸까, 내가 너무 내 방식에만 집착하는 걸까... 이런 고민이 끊임없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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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가 정말 맞는 사람일까?'라는 의문이 생기기도 합니다. 잘 맞는 사람, 운명의 사람은 따로 있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자꾸 부딪히는 게 맞지 않는 걸 억지로 맞춰가면서 떼쓰는 건지, 아니면 사랑의 본질이 원래 힘든 과정인 건지… 요즘 계속 이런 고민만 하게 됩니다.
그래서 결론은 사랑이 뭔지 알고싶습니다. 사랑이란 게 함께 성장하는 과정이라면 저는 과연 그걸 잘하고 있는 건지, 또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저희의 관계가 더 나아질 수 있을지 궁금해요.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연인인 만큼 깊은 고민을 담아서, 우연히 알게된 문센에서 해답을 얻을 수 있을까 싶은 마음에 사연 보내봅니다. 사랑이란 감정 속에서 나 자신도, 상대방도 더 잘 이해하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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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y : 안녕하세요, 문센의 joy입니다.
오늘의 뉴스레터는 서울의 아무개님의 사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사랑에 대한 고찰이 담긴 내용이라고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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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연은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사랑이란 감정을 처음 경험할 때는 이 사랑이 영원할 것만 같고, 가끔은 비현실적일 정도의 행복을 느끼기도 하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관계가 깊어지면,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한 번쯤 돌아보게 됩니다. 그리고 현실이 눈앞에 닥치는 순간, 소중히 지켜왔던 관계가 깨지기도 하죠. 아무개님이 느끼는 혼란은 사실 대부분의 사람이 사랑을 경험하며 맞닥뜨리는 자연스러운 과정일지도 몰라요.
아무개님의 고민이 조금은 해소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소개드리고싶은 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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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y : 에리히프롬의 <사랑의 기술> 이라는 책인데요. 아마 들어보셨을 수도, 아닐 수도 있겠네요. 사랑에 대한 고찰을 담은 내용으로 유명한 책이지만서도 책의 이름때문에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무슨 사랑에 기술이 필요하냐면서요.
본 책의 원래 이름은 <The Art of Loving> 으로, 한국에 들어오며 사랑의 기술로 번역이 된 책이에요. 개인적으로는 번역 전 이름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좀 더 잘 전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The Art of Loving>에서 "Art"는 기술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지만, 기술보다는 예술의 측면이 강조되는 단어예요. 예술이란 단순히 이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헌신, 연습을 통해 발전하는 건데, 사랑도 마찬가지라는 거죠. 사실상 이 책에서 계속 강조하는 핵심 내용이 제목에 담겨있다고 볼 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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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ing”이라는 단어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데요. 책의 저자인 에리히프롬은 단순히 사랑의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진행형(~ing)을 사용하여 사랑하는 ‘행위'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랑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행위라는 점을 강조하는 거예요.
한국어로 번역된 <사랑의 기술>은 사랑을 배우고,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기술적인 접근으로 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좀 더 실용적인 접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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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y : 많은 사람들은 사랑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노력 없이 유지될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하곤 하는데요. 저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그럤고, 사연자님도 보내주신 사연에서 사랑을 ‘감정'이라고 지칭하셨죠. 그러나 프롬은 사랑이 단순한 감정 이상의 것, 즉 우리가 계속해서 배워야 하고 연습해야 하는 예술적 행위라고 정의합니다. 음악을 연주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것처럼, 사랑도 꾸준한 연습과 노력이 필요한 기술이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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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님은 사연에서 ‘사랑이 단순한 감정만은 아니란 걸 깨닫고 있다’고 하셨었는데, 아마도 이 책에서 해답을 얻으실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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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y : 사랑은 항상 쉽지만은 않습니다. 우리는 때로 상대가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주길 기대하고, 가끔은 상대를 내 방식대로 통제하려 합니다. 혹시 사연자님도 이러한 점 때문에 다투진 않으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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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은 책에서 이런 사랑 후에는 공허함만이 남고, 지속이 힘들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진정으로 소유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니까요. 우리가 기대하는 낭만적이고 불타오르는 사랑도 사실은 미디어가 주입한 환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정해야한다고 프롬은 말해요.
수동적으로 사랑을 ‘받기'를 기대하기보다 능동적으로 사랑을 주자는 것이 사랑의 기술의 핵심인데요. 능동적인 사랑이란 상대방을 독립적인 타인으로 인지하고, 그들의 필요와 행복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성장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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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머리로는 알지만 참 쉽지만은 않죠.
그렇다면 우리는 왜 사랑을 하는 걸까요? 사랑을 기술로 보고, 꾸준한 연습과 노력을 쏟기에는 너무 버겁지 않을까요? 우리는 너무 바쁘고, 가지고 있는 시간은 한정적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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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은 사랑을 통해 타인과 연결될 때서야 비로소 우리가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고립감을 극복하고, 자아를 온전히 실현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타인을 사랑할 줄 알고, 타인을 제대로 사랑할 줄 알 때서야 나를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죠.
결국, 타인을 사랑하는 것과 나를 사랑하는 것은 불가분의 관계이며, 둘은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나'를 사랑하기 위해 타인을 사랑해야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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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y : 오랜 시간 동안 쌓인 관계는 단순히 좋은 기억들 외에도 서로의 단점과 갈등을 극복하며 쌓아온 것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더 소중하고 의미가 깊습니다. 그런 시간들은 단순히 지나가는 순간이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변화하며 서로의 삶에 깊이 스며든 흔적이기에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가치가 있죠.
오래된 연인들은 서로를 길들여 왔기 때문에 다른 누구와도 대체할 수 없는 관계가 됩니다. 그동안의 경험, 공유한 기억들,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쌓아온 깊은 연결은 단순히 새로운 만남으로 채워질 수 없는 것이죠. 프롬이 말한 것처럼, 사랑은 책임을 동반하는 능동적 행위이며, 오랜 시간 동안 만난 연인들은 서로에 대한 책임을 다하며 함께 걸어오는 여정을 함께 했기 때문에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이부분은 <사랑의 기술>보다, 모두가 잘 아실만한 책, <어린왕자>를 읽으시면 더 와닿게 느껴질지도 몰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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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는 처음 장미를 만났을 때, 그녀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지만 장미의 까다로운 요구들로 인해 혼란을 겪습니다. 그리고 장미를 떠나죠. 장미를 떠나 여러 행성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어린 왕자는 사랑이란 단순히 상대방을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돌보고, 책임지며, 함께 성장하는 것임을 배우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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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결국 장미를 길들인건 어린왕자 자신이고, 함께한 시간 또한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을 깨닫고 장미에게 다시 되돌아가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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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y : 아무개님이 이야기하신 '우리가 정말 맞는 사람일까?' 라는 고민은 어린 왕자가 느꼈던 혼란과도 비슷해 보여요. 우리는 모두 서로 다르고, 처음에는 그 차이가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죠. 사람은 모두 단점이 있고 안 맞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나 저는 서로에게 완벽해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함께 성장해나가는게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연자님께서도 그저 운명적으로 맞아떨어지는 것을 기대하기보다, 연인과 서로를 알아가고, 함께 맞춰가는 과정에 서있음을 알아채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참, 오해는 마세요. 무조건 상대에게 맞추는 것과는 다릅니다. 관계에서 발전이 없다 여긴다면 놓을 줄 아는 것도 나를 위한 용기예요. 우리는 나자신부터 인정하고 존중해야 상대를 인정할 수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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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y : 사랑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 사연자님처럼 결혼을 전제로 한 연애라면, 그 책임감과 기대는 더욱 무겁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러나 프롬이 말했듯이 사랑은 기술이고, 배워나가는 과정은 예술입니다. 아무개님도 현재의 혼란과 갈등을 통해 연인에 대한 사랑 또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깨달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이번 뉴스레터가 아무개님과 같은 고민을 가진 분들께 작은 위로와 통찰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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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복잡한 감정을 이해하고, 함께 성장하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데 이 글이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또 연인과의 관계를 떠나서, 타인과 나 자신을 좀 더 이해하고 싶으신 분들도 <에리히프롬-사랑의 기술>을 탐독하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사랑은 비단 연인 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포함한 모든 곳에 있으니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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